윤리학자 챗봇, 피터 싱어를 닮은 인공지능과 대화해봤습니다
요즘 생성형 AI, 다들 한 번쯤 써보셨죠? ChatGPT, Claude, Bing AI 등 다양한 이름을 가졌지만, 결국 핵심은 똑같습니다. 사람처럼 말하고, 답하고, 생각하는 듯한 ‘기계’라는 것.
그런데 최근 윤리 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등장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피터 싱어 AI 챗봇’의 등장입니다. '동물 해방'과 '실천윤리학'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철학자 피터 싱어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AI라는데요. 이름하여 “피터봇(PeterBot)”.
윤리에 대한 대화를 AI와 나눈다고?
처음엔 다소 어리둥절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중대한 결정, 예를 들어 낙태, 안락사, 기부 윤리 또는 니체 대 칸트를 놓고 벌이던 철학적 대격돌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이 중요한 주제들이잖아요. 그런데 이걸 ‘기계’와 이야기한다고요?
하지만 저도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죠. 그래서 직접 이 ‘피터 싱어 챗봇’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진지했고, 생각보다 냉철했습니다.
1. 피터봇에겐 감정이 없다. 그건 명확하다.
처음 말을 걸자마자 피터봇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피터 싱어의 철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윤리적 논의를 돕기 위한 대화형 인공지능입니다. 저는 감정이나 자각이 없는 비(非)자각적 존재입니다.”
쉽게 말해, ‘나는 생각은 흉내 낼 수 있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간 사유의 모방은 되지만, 고통, 기쁨, 불안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AI는 놀랄 만큼 치밀하게 도덕적 교훈과 논리를 제시합니다. “왜 살아야 할까?”라는 철학적 질문조차도 싱어의 철저한 공리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효용의 극대화’를 중심에 두고 답하죠.
📌 피터봇의 대표적인 철학 프레임
- 고통을 최소화하고, 행복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윤리적’이라는 입장
- 동물도 고통을 느끼므로 도덕 공동체에 포함되어야 함
- 윤리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Practical Ethics)
2.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AI의 반응
실제로 챗봇에게 딜레마를 던져봤습니다.
Q. 만약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의 연인이 바람을 피운 걸 알게 되면, 친구에게 말하는 것이 맞을까요?
피터봇의 대답은 꽤나 구체적입니다. ‘정직성 대 충격’, ‘친구의 자율성과 신뢰 회복의 가능성’, ‘사실 여부의 검증’ 등 여러 요소를 포괄적으로 설명해줍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마지막 결론은 애매했습니다. 실질적인 판단보다는 질문자에게 되묻는 형식이 많았어요.
“친구의 장기적인 행복과 진실에 대한 권리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 현명해 보이지만, 동시에 맥이 빠졌습니다.
3. AI의 한계… 철학적 토론이 생생하지 않다?
피터봇과의 몇 차례 대화를 마치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싶은 문제를 정리해 주긴 하지만, 결국 혼자 말하는 기분이야."
철학 토론의 묘미는 감정이 실린 논박, 예리한 반론, 그리고 ‘살아있는 대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AI는 아무리 정교해도 살아있는 감정이 없으니, 이런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하죠.
실제로 학창시절, 열띤 철학 수업에서 친구들과 “정말 선한 행동이란?”이라는 주제로 밤새 토론하던 기억이 납니다. 언성이 높아지고, 가끔 인간 그 자체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며도 했던 그 뜨거운 시간들. 피터봇은 그런 경험을 대신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너무 침착합니다.
4. AI를 통해 윤리를 배운다는 것, 의미 있을까?
그래도 제가 이 챗봇을 몇 시간 동안 붙잡고 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죠. 비록 감정은 없지만, 피터 싱어의 철학을 압축적으로 정리하고, 원전보다 쉽게 접하게 도와준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교육 효과가 있습니다.
📣 실제 활용 사례
- 고등학교 윤리 수업에서의 토론 소재 제공
- 철학 동아리에서의 윤리 실습 보조 도구
- 기업의 윤리 가이드라인 작성을 위한 길잡이
예를 들어, 한 친구는 ESG 경영 전략을짜면서 피터봇에게 "기후 변화와 기업 윤리의 관계"를 묻는다고 하더군요. 챗봇의 대답은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 세대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실효성 있는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5. 윤리 챗봇의 발전 가능성과 진짜 철학의 자리
이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윤리적 고민을 AI에게 맡겨도 될까?”
피터봇은 한 가지를 분명히 말합니다.
“저는 사람들의 윤리적 숙고를 돕기 위해 존재할 뿐이며, 절대 인간의 도덕적 판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챗봇은 철학자가 아닙니다. 철학자의 노트를 읽어주는 조교일 뿐이죠. 특히 ‘고통을 느낀다’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AI는 정답을 제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생각의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결론: 윤리적 사고의 도구일 뿐, 대체자는 아니다
AI 시대,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결정을 인공지능과 함께 내리려 합니다. 하지만 윤리는 단지 '논리'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에, 여전히 우리의 몫은 큽니다. 피터봇은 윤리적 언어를 제공해 줄 수는 있지만, 그 언어를 삶에 가져와 실천하는 것은 사람의 몫입니다.
언젠가 우리가 “AI가 말하길, 이게 옳은 일이라고 하더라고요”라는 말로 스스로를 면책하려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이 한 구절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윤리는 기술이 아니라, 선택이며 실천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우리의 책임입니다.
📌 함께 생각해볼 질문:
- 여러분은 AI와 윤리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나요?
- 윤리 챗봇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면, 어떤 점이 유익했나요?
- 인간적인 철학 토론의 '감성' 없이도 윤리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도 남겨주세요. AI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의 답변이 더 궁금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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