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포토 브뤼셀에서 만나는 AI 예술의 가능성과 경계
누구나 두려워하는 인공지능, 예술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우리가 알고 사랑했던 사진 예술에 AI가 스며들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혼란 속에서도 올해 포토 브뤼셀에서는 17개의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AI와 예술이 만나는 흥미로운 접점을 탐험했습니다. 특히, 브뤼셀 Hangar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기존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롬프트그래피(promptography)’라는 새로운 장르를 조명하며 기술과 미학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꿈과 비현실의 교차점: Pascal Sgro의 ‘체리 에어라인’
Pascal Sgro는 AI를 이용해 1950년대 비행기의 매끈하면서도 환상적인 이미지를 재창조했습니다. ‘체리 에어라인(Cherry Airlines)’은 과거의 화려함을 회상하며, 과연 진보와 사치가 환경에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우리에게 묻습니다. 식사를 즐기며 미소 짓는 승무원이나 안락하게 휴식을 취하는 탑승객의 모습은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불확실한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레트로 광고 같은 느낌을 주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욕망과 환경의 균형이라는 문제를 지적합니다.
AI, 인정된 사진을 재해석하다: ‘Une Histoire Parallele’
Brodbeck와 de Barbuat는 MidJourney라는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사진들을 다시 창조하며 AI가 가진 데이터 편향성을 탐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Annie Leibovitz의 존 레넌과 오노 요코 초상화 재구성은 AI가 남성을 더 보수적인 옷차림으로 그리는 경향을 보여주는 반면, 여성은 더 노출된 모습을 고집함으로써 사회적 성별 편향을 반영했습니다. 또한 Dorothea Lange의 *가난한 어머니(Migrant Mother)*는 AI의 미적 편집으로 인해 원작의 감정이 퇴색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잊혀진 여성들을 조명하다: Claudia Jaguaribe의 ‘Bárbaras’
브라질 여성 혁명가들의 이야기를 AI를 통해 되살린 Claudia Jaguaribe의 시리즈 ‘Bárbaras’는 역사적 인물과 예술을 혼합합니다. 예를 들어, 17세기 콘고 출신의 공주 아콸튠(Aqualtune)은 AI의 도움으로 노예화된 그녀의 삶과 그녀가 이끈 투쟁을 생생히 되살려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Jaguaribe는 자신의 조상이었던 바르바라 드 알렌카르를 포함한 여러 여성 혁명가를 기리며, 미화와 복원을 넘나드는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역사와 기억의 결합: Alexey Yurenev의 ‘Silent Hero’
Alexey Yurenev는 무명의 전쟁 영웅이었던 그의 러시아 할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AI를 활용했습니다. 당시의 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조합된 그의 작품들은 참전 군인들에게 심리적 기억을 자극하며 새로운 해석을 유도했습니다. 한 참전용사는 이 작품들을 본 후 “잊고 있던 전투의 기억이 깨어난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을 재상상하다: Robin Lopvet의 ‘New New York’
Robin Lopvet는 AI를 이용해 뉴욕의 20세기 사진 문화를 재해석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과거의 화려한 컬러 프린트 기법과 새로운 기술의 조합을 통해 사진이 단순히 기록의 도구를 넘어 상상력과 허구를 담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AI와 예술의 공존, 그 가능성과 한계
AI가 예술의 주제이자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는 기술과 철학이 만나는 새로운 장에 서 있습니다. 포토 브뤼셀 2025는 전통적인 사진 문법의 부활과 더불어 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히 사진 팬들만이 아닌, 미래와 기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누구에게나 꽤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AI 시대의 예술은 어디로 갈까요? 브뤼셀의 전시는 이 질문에 대한 초석을 쌓으며 많은 담론의 장을 열었습니다.
Photo Brussels 2025는 2월 23일까지 벨기에 브뤼셀 전역의 여러 갤러리에서 계속됩니다.
